나는 문과출신이다.
요즘만큼은 아니지만 내가 취업시장의 문을 두드리던 10여년 전에도
문과는 '문송한' (문과라서 죄송한) 처지였기에 닥치는대로 이력서를 넣었고
건설/유통/전기전자/S.I/석유화학 등 다양한 기업군에 면접을 봤던 기억이 있다
(어디든 갈수있지만 어디에도 딱히 적합하지 않은 상경계 출신..;;)
운좋게도 졸업후 딜레이 없이 취직을 해 IT, 유통업등의 몇몇 직장을 전전하다
'농업'을 하고있는 지금 직장에 안착한지 10년이 훌쩍 넘었고
사실 내 성향을 잘 아는 주변 지인들은 내가 '농업'회사에 10년 넘게
꾸준히 출근하고 있다는 것을 신기해 하는 사람들도 많다.
새로운 것들을 좋아하는 성격때문에 나름 지인들 사이에서는 '얼리어답터'로 소문이나있었고,
주먹구구이긴 했으나 '03년도 대학교 시절에 e-bay에서 물건을 사다가 국내 오픈마켓에 물건을
갖다파는 지금으로 따지면 구매대행(?) 비슷한 일도 했었으니
지인들은 당연히 인터넷/IT쪽 일을 하게 될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실제로 가장 먼저 일을 시작했었던 곳은 벤처쪽 이긴 했었다)
그런데 어쩌면 그러한 성격 때문에 농업 분야에서 10년 이상 일하면서 버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가장 친숙하고 변화가 없으며, 흔해빠져서 어디서든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농업이
나한테는 하나하나가 새로웠었기 때문이다 (극과 극은 통한다는 느낌?)
마트에서나 보던 무/배추/쌀이 땅에서 자라나는 것을 목도하면서 느껴지는 신비함은
스피커가 말귀를 알아듣는다거나, 자동차가 혼자서 운전하는 것을 보는 것과는 또다른 영역의 신기함이였고,
농업 특유의 느린템포와 보수적인 시장성향이 공략하는 나름의 재미도 있어서
나에게는 하루하루가 새로운 경험이었으니 말이다.
농업기업 재직 만10년차.. 스마트팜에 발을 딛다
내가 스마트팜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매우 단순했다
10년쯤 넘어가니 하는일이, 농업이 재미없어지기 시작했다
매일매일이 새로운 경험이었던 일들이 이제는 1년주기 루틴이 되어버렸고
어떤 사건을 기억할때 그게 작년이었는지 제작년이였는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당시 내 회사생활에는 새로운 자극이 필요했고, 마침 인사이동이 있던차에
나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마케팅 업무를 하는 부서로 가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하게된 '미래농업'관련 사업아이템 구상이라는 과제
드론과 센서, AI와 머신러닝 등.... 내가 전원의 향취를 느끼며 슬로우 마켓에 젖어드는 동안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었고, 나는 이미 빠르게 변화된 세상에서 점점 멀어져가고 있음을 알게됬다
여기에 앞으로 소개하거나 쓰게 될 글들은
'농업'전문가도 아니고, '기술'전문가도 아닌
외부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스마트팜을 나름의 관점으로 정리하는 내용이다
나는 이분야를 연구하는 사람도 아니고, 공부하는 사람도 아니기 때문에
학술적인 관점에서 틀린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현장에서 보고 배우고 느낀바를 정리해나가면서
그리고 10여년간 현장에서 농가를 대하면서 느꼈던 바를
나의 시각으로 정리해보려고 한다
(설익은 업자의 견해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그리고 혹시 막연하게나마 스마트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초보가 좌충우돌 하면서 알게된 스마트팜이라는 분야의 정보를 함께 공유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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